【인터뷰】김광례 세명에너지 대표
“지구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나의 원동력”
정성구 기자
= 세명에너지(주)는 히트펌프 시장에서 몇 안 되는 강소업체로 손꼽힌다.
현재 버려지는 폐수를 이용해 에너지화 시키는 폐수열 히트펌프를 주력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 공기열 히트펌프를 유통, 기존 제품에
접목시키는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향후에는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6월 8일 서울 문래동 세명에너지(주)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광례 대표의 말투는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외형에서 풍겨 나오는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듯한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백년전쟁의 영웅
잔다르크를 연상시켰다.
먼저 김 대표에게 히트펌프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에 대해 질문했다.
“2006년 세명에너지(주)로 상호를 변경하고부터 히트펌프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문을 연 김 대표는
“지난 1999년 11월 심야전기보일러 사업을 하던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현재의 세명에너지(주)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월 회사 규모가 커지고 매출이 상승하면서
세명에너지(주)로 법인 전환을 했다”며 “기업 관리가 부족한 남편이
생산과 기술을 총괄하고 경영은 제가 맞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여성의 몸으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겪는 고충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털어놨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여성CEO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고도 토로했다.
김 대표는 “리더십 부재일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고용주와 근로자간의 근본적인
견해차이가 크다. 오너 입장에서는 직원과 같이 행복한 기업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크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인드로 접근하지만 직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부정적이고 닫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넘을 수 없는 벽에 많이 부딪힌다”며 “어떻게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같이 열심히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가 최근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여성CEO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공식석상에 나가도 여성CEO들을 배제하는 느낌이 적지 않다”며 “때문에
대외적인 영업 활동을 하면서 어려움이 많다.
여성CEO들을 같은 기업인으로 동등하게 대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여성CEO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나부터 변하자”는 마인드의 변화다.
이는 “오너 스스로가 변해야 직원들도 따라온다”는 그의 경영 철학 덕분이다.
이는 “몇몇 기업의 오너들을 보면 자신은 일에서 손을 떼고 지시만 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만무하다.
특히나 여성CEO로써 본인부터 실천을 해야 직원들도 믿고 따라온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오너 스스로 자기계발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새로운 정보나 지식에 대해 끊임없이 배우고 탐구하는 자세로 임하다보면
결국 조직자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기업은 경영자의 마인드나 크기를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최근 배움에 푹 빠져있다. 몇 년 전부터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경영교육이나 컨설팅 세미나를 열심히 쫓아다니며 조직 관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경영기법·상담기법·코칭(Coaching)과 관련된 서적을 틈나는 데로 읽는다.
이 모든 노력들이 조직을 관리하고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상담기법과 관련된 서적들은 김 대표가 가장 즐겨보는 분야다.
지난 2008년부터 6년간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4, 5학년을 대상으로
집단상담 자원봉사를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고령화 사회에 맞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프로그램 운영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금껏 여러 번의 힘든 고비를 주변사람들과 풀어 나가며 얻은 소중함이
그를 자원봉사자의 길로 이끌었다.
김 대표는 “상담자원봉사가 인생을 살면서 굉장한 보람이 된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이윤 추구만을 쫒아가며 살고 싶지 않다.
보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개인적인 목표로 세명의 이름을 건 복지센터를 하나 설립하고 싶다.
기업을 운영해 성공하고 싶은 마음도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욕심도 이해가 가는 것이 김 대표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20년 넘게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도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구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결국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며 “이를 위해선 저희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해야 되지만
친환경 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과 봉사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후배 창업가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궁금해졌다.
돌아온 대답은 창업 전 충분한 공부를 하면서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스스로가 창업 전 준비 소홀로 많은 시간을 허송세월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게 김 대표의 변이다.
그러면서 정부의 공신력 있는 기관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리스크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책 속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책을 접하다보면 앞으로 나아갈 정확한 목표가 세워지고
보다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며 “특히 여성경제협회에 가입하면
현재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오너들의 유익한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고
상공회의소와 같은 정부기관에서도 많은 부분 지원책을 많이 마련해 놓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저처럼 마음고생 없이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가 아닌 기업가로써 꿈꾸는 최종 목표에 대해 물었다.
김 대표는 “기업입장에서 보면 강소기업이라고 하지만 회사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능력이 어느 정도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튼튼한 중견기업으로 키워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향후 폐수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금까지는 워밍업이라고 생각하고
더 나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지면 해외시장 수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확고히 다진 후 현지 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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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열 히트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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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수열 히트펌프
폐수열 히트펌프란 사우나, 수영장, 호텔, 골프장, 산업체 등의 건물에서 버려지는
폐수의 저온열(10~30℃)을 활용해 고온의 온수(55~70℃)를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시스템이다.
또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므로 도시가스나 경유 등 화석연료대비
최대 80%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으며, 하천에 버려지는
폐수의 온도(10℃ 이하)가 낮아 수질오염을 예방하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부하량에 따른 용량제어를 실현해 전기요금을 대표 줄였고,
열매체 변환시스템으로 장비의 운전시간을 최대한 늘려 연료비 절감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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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열 히트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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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열 히트펌프
공기열 히트펌프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열을 이용해 온수 및 냉난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시스템이다.
난방, 온수생산 시에는 외부공기에서 필요한 열량을 회수하고,
냉방, 냉수생산 시 별도의 냉각탑 없이 외부공기로 냉각수의 열량을 버림으로써
폐열원장치 없이 간편하고 경제적인 냉난방을 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이다.
평균적으로 연료비 40~50% 이상 절감효과가 있다.
<정성구 기자 jsg2020@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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